[김대중 칼럼] 대통령 부인의 내조(內助) / 퇴임 대통령 예우법
대통령 부인의 내조(內助) 바이든 재선 멈추게 한 질 바이든 여사도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2024.6.10. 뉴스1 지난날 나는 가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남편이 있었다면 박 전 대통령이 퇴진의 공세에 휩싸였을 때 그는 뭐라고 조언했을까?’
비슷한 생각은 근자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포기하고 후보 자리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넘겨줬을 때 새삼 떠올랐다.
바이든의 건강을 염려한 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재선 포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대통령 자리가 반려자의 생각과 철학에 좌우될 수 있는 것인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맨들의 심기일전을 독려하면서 한 유명한 말이 있다.
그는 ‘자식과 마누라 빼고 전부 바꾼다는 정신’ 으로 혁신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이 회장은 속으로는 ‘마누라와 자식까지 다 바꾼다는 각오’를 말 속에 숨겼을지도 모른다는 내 나름의 짓궂은 상상이었다. 다만 그것이 상황을 바꾸고(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를 바꾸고 수많은 인명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4·10 총선에서 패한 이후 그는 절대적 여소야대에 직면해 있다. 그것도 그냥 여소야대가 아니라 여극소(與極小), 야극대(野極大)의 정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동의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정치판에서 윤 대통령 보고 무슨 춤을 어떻게 추라는 것인지 보수층도 헷갈려하고 있다.
대통령은 거부권 이외에는 아무런 대처 수단이 없다. 여당과의 관계도 원만치 않다. 야당은 걸핏하면 탄핵을 들먹이고 특위를 들고 나온다. 대통령 알기를 동네 뭣 보듯 한다. 그 대표적 무기 중에 하나가 바로 대통령 부인의 문제다. 교육 개혁을 내세웠을 때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정체된 ‘그늘’을 걷어내는 또 하나의 역사를 잇는구나 하고 내심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의 개혁 과제는 시동(始動)도 제대로 걸지 못한 상태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지지부진에 실망하고 있다. 보수층은 김문수 장관의 소신 발언에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 그런 철학이 대통령에게서 나왔으면 하는 역설적 바람일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단죄(斷罪)하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미온적 태도도 비난받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처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4건의 사법 리스크 중 어느 하나라도 유죄 판결이 나면 그의 정치적 앞날은 결정적으로 허물어질 것이고 이것이 꽉 막힌 정국을 푸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사법부의 구성이 보수층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돼있는 데다가 우리의 3심 제도는 당장 사법적 결말을 가져오기 어렵게 하고 있다.
엊그제 미국에서 있었던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사법 당국의 선고 연기 결정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사법이 정치의 영역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는 법조계의 판단이다. 옵션도 드러나고 있다. 부인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솔한 대국민 사과다. 개혁의 과제들을 정리하고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개인적 생각, 가족적 체면이 중요할 수 없다.
개혁 과제에 한정해서 야당과 대타협을 한다는 것도 한 옵션이다.
이 경우 이 대표의 사법 처리를 유예하도록 정리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현 상태대로 지리멸렬하게 연명해서 역사의 보잘것없는 한 페이지로 남는 것이다.
보수 정권 재창출도 단연코 포기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개인의 흥망성쇠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연장 선상으로는 보수 정권의 재창출은 난감한 상태다.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남편에 대한 조언은 어떤 것일 수 있을까. 굳이 이 시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올리고 질 바이든을 거론하며 삼성 이 회장의 발언을 멋대로 가정해서 만들어내는 이유는 현 시국에 대한 윤 대통령 부인의 생각이 궁금하고 또 절실해서다.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퇴임 대통령 예우법, 눈꼴사납다 유령 작가 로버트 해리스 나는 미니밴 옆에 서서 애덤이 경호원과 수행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들은 재빨리 움직였다.
누가 보면 숲속에 망원 조준기를 겨냥한 암살자가 숨어 있다는 제보라도 받은 모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이 모두 들어가자 저택의 창마다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잠깐이나마 이곳이 권력의 잔재가 아니라 권력의 진정한 핵심이라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모든 것이 낯설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로버트 해리스 ‘유령 작가’ 중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다. 재임 연봉의 95%에 달하는 비과세 연금과 4억원의 예우 보조금, 비서진과 차량, 해외여행, 의료, 간병 지원금이 세금으로 지급된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뭐가 그리 무서웠는지 경호 시설 부지 매입과 신축에 60억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했다.
소설 속 대필 작가는 영국 정부가 보내준 경호원 여섯 명에게 둘러싸여 사저로 들어가는 전직 수상의 모습이 마치 ‘권력의 진정한 핵심’처럼 보였다고 서술한다.
그렇다면 65명의 경호를 받는 문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미국의 퇴임 대통령은 현역 시절의 절반, 영국 총리는 25%의 연금을 받는다. 사저 매입이나 신축, 수리에는 나랏돈을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는 걸까?
지난 정권은 이전 정부보다 500조원을 더 썼다. 국가 부채는 두 배나 늘어서 1000조원이 넘었다. 국민총소득은 전 정부의 4분의 1, 취업률은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세금은 40% 인상, 61조원을 더 걷으며 국민 목을 졸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경호 시설 신축 사업에 약 140억원이 책정됐다. ‘청와대는 국민 품으로, 대통령은 국민 속’에서 일하겠다던 정부였다. 물가 상승분이 더해졌지만 향후 하향 조정될 거라는 변명을 믿더라도 퇴임 후 경호에 또 많은 세금을 쓰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드러낸 셈이다. 5년 임기 중 저지른 죄는 처벌하지 않으면서 여생을 상왕처럼 대접하는 현재의 대통령 예우법은 솔직히 눈꼴사납다. 진정한 개혁이란 세상을 뒤집어 타인의 삶을 바꾸는 게 아니다. 특권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는 걸 권력자만 모른다.
받은글(등대님) 편집입니다! 2024.9.13.아띠할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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