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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대들의 지난 날 이야기

70~80 대들의 지난 날 이야기

글쓴이 : 조정래

 

1. 학교 가는 길

중간 중간 흙길이 조금이라도 좋은 구역은

신발 닳을 세라 벗어 들고

맨발로 뛰던 검정 고무신 세대.

2. 책은 보자기에 싸서

어깨 가로 묶음으로 하여 달리면 필 통에서 

달그락 소리가 났던 몽당 연필 세대.

 

3. 영양 부실로

두상에 마른 버짐 꽃을 달고 다리에도 여기 저기

 헐미 자국을 갖고 살아온 흉터 자국 세대.


4. 춘궁기는 거반 점심을 굶어 하교 길에는.....

빼기, 잔대, 개 구리 뒷다리, 천방뚝 뽀삐, 찔레순, 

우렁이, 메뚜기, 새박우, 뱀딸기, 송구, 고염, 

개멀구, 개복숭아, 머루, 다래, 참꽃.....

 

하늘 아래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샅샅이 뒤져서

 다 먹고 다닌 허기진 세대.

 

5. 학질, 초점, 배앓이, 껄깨이, 지랄병, 

천연두, 문둥병, 천식.....


궁핍으로 이런저런 병을 겪었지만 바르는

 약은 된장이나 개멀구잎사귀,

먹는 약은 금계랍, 회충약, 

그리고 바르는 약은 아까징끼로, 

몹쓸 고질병을 겪은 세대.


6. 춘궁기에 허기져서 미처 익지 않은 보리를

낫으로 조금씩 먼저 베어서

 먹었던 보릿고개 의 마지막 세대.


7. 반찬이 없어

찬물에 식은 보리밥 말아 먹은 마지막 백비탕 세대.

8. 형제가 많고 밥은 적어,

가마솥 누릉지도 서로 먹으려고 했던 개걸 세대.

9. 1년 학교 다니면서

눈깔 사탕 한 개도 못 빨아 먹고.....
소풍날 사탕 하나 돌아가면서 빨았던

사탕 공동 빨 세대.

10. 미군이 준 껌 하나를.....
춘자가 며칠 씹고,

그 다음 말 자도 며칠 씹고...
잠잘 때 벽에 붙여 놓았다가 다음날은

남동 생들이 돌아가면서 씹었던.....
츄잉 껌 돌림빵 세대.

 

11. 국수 한 그릇 준다면 잔치 일 돕고,

모심기 일도 도와 주려던 세대.

12. 친척 집에 가서도 밥량이 모자라지만,

밥 한 그릇 다 비 우지 못하고 꼭 체면치레로 

몇 숟가락 남긴 세대.

13. 읍내 장 가서도 국밥 한 그릇 사 먹지 못하고,

쫄쫄 굶고 집으로 별 헤면서 힘없이 돌아 오던 세대.

14. 미군 밀가루 포대로 옷 검정물 들여서

바지만 입었던 노 팬티 마지막 세대.

15. 참외, 수박 살돈 없어 보리 쌀 혹은 감자 들고 가서

사 먹었던 마지막 낟알 물물 교환세대.

16. 석유 살 돈 없어서

소나무 관솔 불로 숙제했던..... 

콧구멍 시커먼 관솔불 세대.

17. 성냥을 다항이라고도 부르고

한 통 살 돈 없어서, 성냥 낱 알로 사서 쓰거나 

그도 돈 없으면 군불 아궁이에 밑불 무덤 만들어 

사용했던 마지막 불씨 세대.

18. 아침 세수는 앞개울까지 걸어 나가서 비누없이 얼굴 씻고,

이빨은 개울 고운 모래 중지에 묻혀서 딱던 

마지막 모래치약 세대.

19. <섬마을 선생님> 라디오 연속극 들으려고.....
동네 부잣집 머슴방에 먼저 자리 잡으러 가던

 라디오 공동 청취 세대.

20. 추운 겨울 단백질 보충 위해서 햇불 들고

초가지붕에 잠 든 참새잡이 하던 참새 단백질 세대.

 

21. 추운 겨울 논 웅덩이가 꽁꽁 얼면

진흙 속에 잠자는 미꾸라지 잡으러 다닌 세대.

22. 등하교 길은 보통 10리, 20리 산길로 뛰어다니고,

마을이 멀고 해가 일찍 저물면 부모들이

호롱불 들고 산 고개 길까지

마중 나와서 집으로 돌아간 세대.

23. 등하교 길에 만나는

문둥병 걸인은 아이 간을 빼 먹는다.
애총 무덤은 여우가 파먹는다.
상여집에서 피 묻은 귀신 나온다.


돌고개 마루에 늑대가 있다.
등교길 여기 저기 귀신 이야기가 숨어 있어
비록 어리지만 간 큰 아이들이 많았던 세대.

24. 정월 대보름은 하루 전에 산에 올라가서

달맞이 불 피울 소나무 쌓아 놓고

보름달 솟는 날은 불피우면서,

"달 봐라!" 고함 치며 소원빌고,

 

매곡,괴정,현애작녁골, 미질, 신양, 잘패,

어느 동네 불이 가장 크고 잘 타는지 무언의 시합을 했던

 마을 공동 달맞이 불꽃놀이 한 세대.


25. 흑세미, 붉은 당가루로 개 떡 만들어도

별미로 치던 개떡 세대.

26. 선 보러 갈 때는

동네 아는 삼촌 양복 빌려 입고 갔던

마지막 양복 빌림 세대.

27. 마을 형님 장가드는 날,

새 색시 보고 싶어 꼬맹이들이 색시 가마 넘어오는 

돌고개까지 마중 나갔던 꽃가마 구경 세대.


28. 첫날밤 새신랑이 새각시 옷 벗기는 것 구경한다고

올망 졸망 문고리 잡고 들여다 보다가 신랑이

 뿌리는 간장물 덮어 쓰면, 불 꺼진 색시 방에 

청양 초 불 때워 매운 연기로 신랑 각시 

괴롭히던 장난끼 세대.


29. 브레지어 없이

젖가리개로 시집 온 세대.

30. 신혼 살림은 변변한 옷장 하나없이

미군 보루박스 혹은, 

비닐형 비키니 옷장과 사글셋방에서 시작한

마지막 사글세 단 칸 신혼방 세대.

 

31. 새신랑 매달아 놓고

발바닥 패던 초야놀이 한 세대.

32. 아버지가 장 가시거나, 이웃 마실 나가시고

해 떨어져도 안 돌아오시면 호롱불 들고 밤 길 

마중 갔던 마지막 호롱불 마중 세대.


33. 부모님에게 말 대꾸 할 줄 모르고

어려서도 논밭에 나가 새끼머슴처럼 일하면서 

늘 부모님 말씀 듣고 모시는 마지막 세대.


34. 추석 성묘는 일가 친척 다 함께 이 산골,

저 산골 선대 산소 벌초 다니는 마지막 세대.

35. 부모상은 3일 밤낮 곡을 하고,

빈소와 제사를 정성껏 모셨던 마지막 세대.

36. 가족을 위하여 일요일 특근도 서로 하려고 했고,

간식으로 나오는 빵을 동생들 주려고 먹지 않고 집으로

 갖고 오던 공돌이, 공순이 세대.


37. 열악한 단칸방 연탄 난방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마지막 연탄가스 절명 세대.

38. 달랑 열차표만 들고 객지에 나와 첫날부터 

잠잘 곳 못 찾아 헤매던출세를 위하여 

무작정 대책 없이 고향 떠난 세대.


39. 공부 잘하고 머리 명석해도,

부모님에게 대학 보내달라고 조르지 못하고

수출 단지 뒷골목 쪽방촌 에서 방값 아끼려고

 여러 명 한방에 같이 자취했던 마지막 쪽방 세대.


40. 총알 쏟아지는 월남 전쟁터를 쌀밥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하고 살아 돌아오면 논밭 서너 

마지기 살수 있다 하여 겂 없이 전쟁터로 간 세대.

 

41. 그렇게 벌어서 아들 딸은 전부 대학 졸업 시키고
이제 쉬는가 했지만, 수시로 손자 손녀 돌봄이로 

살아가는 마지막 국졸 세대.


42. 일평생 일해서 도시에 마련한 아파트 한채 

마저 자식들 위해 팔고 다시 그 궁핍했던 고향 

마을로 낙향해서, 다시 농사 짓다가 쓰러지면


아들 며느리의 고급 외제차에 실려서 

더 먼 요양원으로 가서 매일 요양원 진입로 멍하니 

바라보다가 언젠가는 눈물로 세상을 떠나는 쓸쓸한

외톨이 노인으로 삶을 마감하리라 !

~ 카톡에서 받은 글~

받은 자료글(송완순님)입니다!

2024.10.17.아띠할멈.().